3인3색 스토리

더러운 운동화 쉽게 빠는 방법

레드08 2023. 2. 13. 23:38

블루의 꼬질한 운동화들.
비가 내려 젖은 운동화 그냥 말려 두고,
눈이 와서 젖은 운동화 그냥 말려 두고,
운동하고 땀에 쩔은 운동화 그대로 말려 두고,
운동화가 여러 켤레라 돌려 신기가 가능했는데 이제 한계점 도달.

그.래.서 오늘 벼르고 벼른 운동화 세탁.

몇 해 전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날도 무더운데 굳이 가만히 있지 더운 열을 시원한 물에 신발빨래하며 노동으로 식혀보겠다고 운동화를 잔뜩 꺼내 겁 없이 큰 대야에 담궛더랫다.

근데 막상 담그고 보니 세탁비누 말고 더 깨끗하게 빨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어김없이 찾아봤다.

다양한 방법 중에 내 눈에 들어온 건 상한 우유의 재발견? 신발을 우유에 빨면 깨끗해진다고?

우유가 상하게 되면 암모니아 같은 염기성 물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염기성물질은 지방과 단백질을 녹여낼 수 있기에 얼룩제거에 탁월하다고..

오! 과학적이야~

때마침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가 있어 저걸 활용할 수 있다니 참으로 살림꾼이라며 셀프무한칭찬 날려주고.. 운동화가 충분히 적셔지게 우유 부어주고.. 이대로 좀 두면 더 깨끗해지겠다며 30분 더 불려주고.. 그렇게 불린 운동화 꾹쩍꾹쩍 빨아서 쨍한 햇볕에 말렸더랬다.

다음날 깨끗한 운동화 신고 출근하는 블루의 모습을 보며 이런 현모양처가 없다며 생색 오지게 내주고..
그날 저녁 눈부신 신발 보이며 교촌치킨 간장레드 반반 손에 들고 웃으며 들어왔으면 해피엔딩인데..

잔뜩 구긴 얼굴에 스멀스멀 밑에서 올라오는 지독한 냄새. 걸레 썩은 냄새 같기도 하고 우리 바이올렛 애기때 분유 개운 냄새 같기도 하고..

아.. 우유에 퐁당 담그는 게 아니라 살짝 묻혀서 얼룩진 곳에 문지르는 거였네..

그 사건 이후 운동화는 빨래방에서.. 입도 뻥긋하지 말고 빨래방에서.. 블루의 특명 ㅠㅠ

그래 쉽게 가자..
그리고 잘하는 걸 하자.. 그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거..
그.래.서 난 이렇게 빨래방에서 글을 쓰고 있다. 잘하는 건 아닌데 잘하고 싶어 또 이리 끄적여본다.

우리 동네 버블맨 24시 빨래방. 운동화 세탁에 40분 건조 40분. 총 1시간 20분. 총금액 9,000원.

깨끗하고 상쾌한 냄새로 6켤레 잘 빨았다. 이제 집에 간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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